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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생각하는 대학 - 방현석
 Asia  | 2009·08·17 21:23 | HIT : 681 | VOTE : 132 |
해외에서 생각하는 대학


해외에 현지 공장이 없는 대기업이 별로 없다. 베트남에도 거의 모든 대기업이 진출해있다. 베트남 중부에 올해 새로 입주한 중공업 공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30만 평의 부지 위에 들어선 공장은 대형선박 두 대가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전용부두까지 갖추고 있었다. 대단한 위용이었다. 함께 갔던 대학생들도 많이 놀라는 모습이었다. 현지 한국기업의 위용은 우리사회가 잔뜩 위축된 시절에 대학에 들어와 기를 펴지 못해온 이들의 젊은 심장을 뛰게 만드는 것 같았다.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포부가 없는 젊은이들을 지켜보는 일이다. 젊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이상, 도전정신, 용기, 이런 것들을 지금의 캠퍼스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무언가를 바꾸고 새롭게 만들어보겠다는 야심 대신에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질서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지상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서글프다.

베트남에서 돌아와 캠퍼스에 있는 대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그런 안타까움이 되살아난다. 지금 우리가 참으로 걱정해야 할 일은 당장의 경제상황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감당해나갈 젊은이들이다. 지난 세대의 도전 정신이 당장 나라를 유지할 정도의 경제적 기반은 만들어 놓았다. 우려스러운 일은 우리의 젊은이들을 한없이 옹색하게 만드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 교육시스템이다.

우리의 국토 면적은 세계 110위다. 인구는 세계 25위다. 그러나 조선 수주량 세계 1위다. 철강생산력 세계 5위, 자동차 생산력 세계 6위다. 반도체 부문 세계 1위, LCD모니터 부문 세계 1위, 가전기술 부문 세계 2위다.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에 따르면 군사력도 세계 6위다. GDP 세계 13위다.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역량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한국사회의 자산을 지킬 구성원들의 정신역량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많은 나라들이 산업화를 명분으로 삼은 독재자들에 의해 창조적 에너지를 상실하고 뒷걸음질 쳤다. 한때 우리 보다 경제적으로 앞섰던 남베트남 정권의 말로와 필리핀의 오늘을 보면 그 이유는 자명하다. 일정한 단계까지는 서구의 강국들에게 의존하는 대외정책과 강압적이고 획일적인 대내 통치가 생산력을 높이는데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단계를 지나면 창조적인 능력의 발휘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뒷받침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 노동자들의 희생과 기업인들의 도전정신이 일구어낸 산업역량을 무위로 돌리지 않고 세계무대로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민주주의의 힘이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한국인의 교육열이 숨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무려 84%, 세계 2위다. 4년제 대학교가 174개, 산업대학이 13개, 전문대학이 147개, 교육대학이 10개, 방송대학과 원격대학이 18개다. 현재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만도 356만2000여 명이다. 대학생이 전 인구의 8%에 달하는 셈이다.

우리 세대도 우리 부모의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식 교육을 위해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시대와 달리 대학이 한 사람의 미래를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88만원 세대'라고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규정한다.

대학의 사회적인 역할도 희미해졌다. 대학이 우리 사회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의와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취업이 인생의 최고 목표가 된 대학은 이미 대학이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대학이 과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학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84%가 대학생이 된 사회에서 84%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던 시대의 대학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나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대학생을 선발하는 대입제도 못지않게 시대착오적인 것은 획일적인 대학의 교육시스템과 단 하나의 기준으로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 평가시스템이다.

독자적인 교육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을 혁신하려는 교육주체들의 의지가 절실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인재들의 성취를 가지고 대학이 평가받을 수 있는 교육정책 또한 시급하다.

[국제신문 200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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