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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겨울호 (통권 제47호) : 특집: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통권 : 2017년 | | HIT : 20 | VOTE : 2 |
계간 ASIA 2017년 겨울호 (통권 제47호)
이 사람 An Asian Profile: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나쁜 피

발행일 2017년 11월 24일
값       13,000원, 384쪽
출판사 아시아
분야    문예계간지  
ISSN   1975-3500 74


◇책 소개
《아시아》 겨울호의 ‘이 사람’, 인물 스토리텔링 논픽션은 정지아 작가가 쓴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 ‘김명순’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특집 코너를 마련해 아시아 작가 5인의 자국의 특색 있는 골목에 대한 에세이와 그들의 대표 소설을 만나 본다.

◇저자 소개

월레 소잉카, 정지아, 권여선, 둬둬, 사가와 아키, 자 응언, 오까 루스미니, 나라얀 와글레 외 13명

◇목차

권두 에세이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
월레 소잉카


이 사람 An Asian Profile

나쁜 피
정지아


2017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발표  

수상소감
최은영

심사경위
정은경

심사 코멘트
외국인 심사단


ASIA의 시

나는 꿈꾸고 있다(我夢着) 외 1편
둬둬|중국

죽은 자를 다시 잉태하는 꿈 외 1편
사가와 아키|일본

악몽과 뜬구름의 역사 외 1편
이병일

그를 마지막 본 것은 외 1편
고형렬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 외 1편
권혁웅


작가들의 골목
아시아의 소설

에세이

가라앉는 골목
자 응언|베트남

덴빠사르 현대예술 이해하기
─변화를 이끄는 골목
오까 루스미니|인도네시아

카트만두의 아침
나라얀 와글레|네팔

아르메니아 지구 아라라트 골목 19번지에서
훌륭한 교수의 죽음을 기리며
아다니아 쉬블리|팔레스타인

쑤쿰윗로 33길
우팃 해마문|태국

소설

춘녀
자 응언|베트남

세기의 조각가
오까 루스미니|인도네시아

15층 아파트
나라얀 와글레|네팔

바다는 모하마드 알-카티브의 것이다
아다니아 쉬블리|팔레스타인

방콕, 방콕
우팃 해마문|태국


ASIA의 작가 이기호

무엇을 버리는가?
―나는 어떻게 쓰는가?
이기호


K-포엣

허수경 시선
허수경

상처는 어떻게 사랑이 되는가
김수이

고독과 충만의 사랑법
최현식


K-픽션

모르는 영역
권여선

창작노트
권여선

혼란과 무지 쪽으로의 퇴각
정홍수


아시아 통신

현대 러시아 작가들
박미하일


번역자 약력


◇출판사 서평

이 사람 An Asian Profile: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 ‘김명순’―「나쁜 피」
《아시아》 겨울호에서는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 김명순에 대한 논픽션을 정지아 작가가 유려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번에 앞부분만 선보이는 「나쁜 피」는 추후 출간될 단행본 ‘이 사람’ 시리즈에서 그 완성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동경 유학생 김명순은 숙부의 소개로 알게 된 일본 육군사관학교 재학생 이응준에게 겁탈당해 시나가와 강물에 몸을 던진다. 이어 1915년 7월 30일자 《매일신보》에 ‘동경에 유학하는 여학생의 숨은 행적’이라는 기사가 실린다. 행방불명된 당시 김명순이 이응준과 함께였는데 “리 소위는 별로 기정(명순)을 사모하야 그 부친에게 결혼 승낙을 청구한 일이 없다 하더라.”는 내용이었다. 명순은 자신을 별로 사랑하지도 않은 이응준과 놀아난 난잡한 여자가 되어버렸고, 이 소식은 일파만파 도쿄와 서울, 평양으로 퍼져나간다.  
명순은 어린 시절, 바느질하기보다 학교에 보내달라고 떼쓰던 아이였다. 평양에 학교도 몇 없고 명문가의 딸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던 시절에 어머니의 반대를 꺾고 명순은 학교에 입학한다. 명순은 진급해 옮겨 간 기독교 학교에서 “기생이란 악마”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새파랗게 질린다. 기생과 첩이 뭔지 어린 명순은 몰라도 어머니가 기생 출신이며 첩인 것은 알았다. 명순은 어머니의 집을 나와 아버지가 본처와 살고 있는 안집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러나 명순은 어머니를 버린다고 나쁜 피가 버려지는 게 아님을, 어린 사내애들이 수군거릴 때 자신에게 나쁜 피가 평생 따라다닐 것임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2017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결과 발표
계간 《아시아》는 매 계절 발표된 한국문학 중 우수작을 선별, 영역하여 소개하고, 별도로 <K-픽션>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다. 올해 예심에 통과한 <K-픽션> 세 편의 작품을 아무런 정보 없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심사단 22명이 읽고 그들로 하여금 최고의 작품을 뽑게 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 것은 한국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하고자, 또 한국문학의 감각을 다각적으로 갱신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최은영의 「그 여름」을 젊은작가상의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최은영의 「그 여름」은 사랑과 이별에 얽힌 강렬한 감정과 혼란으로 보냈던 과거를 시적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아시아》 겨울호에 수상자의 수상소감과 함께 외국인 심사단의 진솔한 감상평을 담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의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
겨울호에서는 특별 권두 에세이로 나이지리아의 작가 월레 소잉카의 에세이를 소개한다. 월레 소잉카는 노벨문학상(1986년)을 받은 최초의 아프리카 흑인으로 현대 아프리카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검은 대륙을 고발한 흑인 문학의 승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 작가이다.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에서 작가는 예술에 있어서의 창의적 모험에 대한 거부와 제한에서 벗어나, 경계를 넘어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탐험을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 글은 2017. 11. 1~4일 광주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서 발표된 글을 수록한 것이다.  

작가들의 골목, 아시아의 소설
아시아 작가 5인이 자국의 특색 있는 골목에 대한 에세이와 그들의 대표 소설을 《아시아》 겨울호에 발표한다. 베트남 작가 자 응언의 에세이에서는 총포가 울리던 21년이 끝나고 통일을 이룬 베트남의 어느 항구 앞 골목이 펼쳐진다. 인도네시아의 오까 루스미니는 대중예술이 싹트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덴빠사르에서 얼반 스트리트 아트(Urban Street Art)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에세이에 담았다. 네팔의 나라얀 와글레는 카트만두에서 티베트로의 여행을 준비하는 어느 아침에 “카트만두는 마치 샤워를 마친 후 바람에 흔들리는 얇은 옷을 입은 여인과 같다”고 말하며 감상에 젖는다. 팔레스타인의 아다니아 쉬블리는 “아르메니아 지구 아라라트 골목 19번지에서 훌륭한 교수의 죽음을 기리며” 곁에 살던 이웃들의 모습을, 태국 작가 우팃 해마문은 복잡함, 뒤얽힘, 무질서, 실수와 실망이 한데 엉켜 있으면서도 활기 넘치는 골목 “쑤쿰윗로 33길”을 그린다.  
이 글은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진행하는 2017 아시아문학창작워크숍 ‘도시와 골목: 아시아 작가들, 골목을 이야기하다’에 참가한 작가들의 글이다. 이 특별한 에세이와 함께 아시아 작가 5인이 꼽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그들의 대표 소설도 수록했다.  

K-포엣: 「허수경 시선詩選」 영역본과 해설 「상처는 어떻게 사랑이 되는가」
아시아 출판사의 지난 10년간 한영대역의 노력이 맺은 새로운 결실 <K-포엣>의 네 번째 시인은 허수경이다. 겨울호에 허수경의 자선 시 영역본 7편과 이에 대한 해설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김수이는, 허수경의 시는 상처와 울음으로 빚은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말한다. 한국인의 가슴에 전해 내려오는 정한(情恨)의 정서와 가락을 현대의 일상 속에 되살린 그녀의 시는 ‘상처와 울음의 한국적인 고고학이자 음악이며 미학’이었다.
상처와 상실로 빚은 허수경의 ‘사랑’은 개인과 공동체의 현실을 넘어, 근대의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열쇠가 된다. 근대사회가 양산하는 폭력적인 상실들을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서 ‘환한 빛’이 필요하다. 허수경은 그 일을 감당하는 것이 근대시의 운명이며, 근대적 시인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김수이는 말한다. 그녀의 시가 “기적처럼” 발견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아프고 환한 빛이 그 증거로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이번 호에는 <K-포엣> 3권의 시인 백석에 대한 문학평론가 최현식의 해설 「고독과 충만의 사랑법」도 함께 실어 백석 시인의 시의 깊은 울림에 대해서도 전한다.  

K-픽션: 권여선의 「모르는 영역」과 해설 「혼란과 무지 쪽으로의 퇴각」
겨울호 <K-픽션>으로 선정된 작품은 권여선의 단편소설 「모르는 영역」이다.
주인공 명덕은 새벽에 공을 치고 혼자 클럽에서 빠져나와 다영에게 전화를 건다. 다영은 도자비엔날레 때문에 여주에 있었다. 초승달 모양의 낮달이 하늘에 떠 있고, 낮술의 취기와 봄날의 나른함이 겹쳐 선잠에 들었다 깨어난 명덕은 다영을 보기 위해 여주로 향한다. 다영은 기행 다큐를 찍는 일행과 식당에 먼저 도착해 있었고, 명덕은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이후, 봄날의 1박 2일 동안 명덕과 다영을 둘러싼 ‘낮달’ 같은 시간들이 소설 속에 담긴다.
정홍수 문학평론가는 “소설은 아내의 죽음 후 더 소원해진 부녀의 관계를 짧은 봄날의 시간 안에서 보여주면서 ‘이해와 오해’ 혹은 ‘근본적 무지(無知)’의 영역에 얽힌 인간사의 오랜 이야기 속으로 합류하는데, 여기서 문제는 그 영역 속으로 한발 한발 진입하는 권여선 소설의 예민한 촉수와 리듬, 문체의 미묘한 힘이 아닌가 한다.”라며 이 소설을 극찬했다.
K-픽션 「모르는 영역」의 영역본과, 권여선 작가의 창작노트, 정홍수 평론가의 해설 「혼란과 무지 쪽으로의 퇴각」 을 함께 실었다.

*ASIA의 시: 중국의 둬둬, 일본의 사가와 아키, 한국의 고형렬, 권혁웅, 이병일의 시 수록
*ASIA의 작가: 소설가 이기호의 글쓰기 고백 「무엇을 버리는가?―나는 어떻게 쓰는가」  
*ASIA 통신: 재러 한인 5세 작가 박미하일의 산문 「현대 러시아 작가들」


◇책 속으로

그날 이후 명순은 절대 기도를 하지 않았다. 나날이 눈에 띄게 수척해질 뿐이었다. 어머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어머니를, 기생첩이라는 어머니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명순은 잘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어머니가 기생첩인 한 명순은 기생첩의 딸이었다. 하나님만 믿으면 그 나쁜 피를 지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나쁜 피를 지우는 유일한 방법이 어머니를 지우는 것임을 명순은 그 눈 내린 새벽에 알게 된 것이었다.
―정지아, 「나쁜 피」, 77쪽

분지인 카트만두에 사는 우리는 스스로 좁은 골목을 많이 만들어서 역사를 더욱 혼동되게 만들었다. 아무도 이러한 골목길에서 빨리 달릴 수 없다. 이 길은 고속도로나 지름길이 아니다. 이것은 역사 그 자체이다. 카트만두는 지난 천 년 동안 이러한 구불구불 역사의 골목길을 지나면서 현재 지금 이곳까지 도달했다.
그 골목을 나와 사거리를 만나면 우리는 도리어 역사의 골목에서 헤맨다. 그리고 이 골목길의 끝에 다가가서 다시 큰길로 들어서면, 우리가 골목길로 지나온 과정을 다 잃어버린다. 다시 큰길에서 골목길로, 또 골목길에서 큰길로 되풀이되는 삶. 그러면 카트만두는 언제 다시 제대로 된 역사로 돌아오지? 가끔씩은 카트만두의 현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나라얀 와글레, 「카트만두의 아침」, 172~173쪽

“프란스가 말하기를, 나무를 통해 사람의 몸을 만드는 내 야생성을 보면 파블로 피카소가 생각난대. 실은 난 항상 궁금했어, 구브륵. 왜 나무들은 항상 나에게 대화하라, 생각하라, 토론하라, 가르칠까? 난 늘 나무를 알고 싶고, 파헤치고 싶고, 상처 주고 싶어. 궁금해서 내 몸과 손 심지어 머리의 껍질까지 벗겨내고 싶을 정도야. 나는 이 삶의 모든 현상들을 다 알고 싶어. 가지가 몸통을 키워 끝내 그 몸 조각이 내 손에 이르기까지 나무들이 꾸고 있는 그 꿈들의 의미를 알고 싶어. 나 역시 나무조각에 대한 내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어. 구브륵, 사실 내 꿈은 꿈 그 이상의 것이라고.”
―오까 루스미니, 「세기의 조각가」, 219쪽

우리 마음속에 애초에 생겨났던 것이 없어지는 건 불가능하다. 깨뜨린다고 해서 사라지지도 않는다. 파편과 잔해가 남을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던 것의 그 날카로운 모서리, 울퉁불퉁한 단면을 사포질하고 궁글리는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에서 나는 그런 작은 시도를 하는 아버지와 딸을 다루고자 했다. 물론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으리라. 이 작품은 신화가 아니라 소설이니까. 그러나 그들이 실패한 것도 아니리라. 소설은 끝났지만 그들의 삶은 끝나지 않았으니까.
―권여선, 「창작 노트」,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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