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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학의 스펙트럼
 류진  | 2006·06·27 20:33 | HIT : 1,797 | VOTE : 319 |
아시아에서 문학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리얼리즘이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현대에 포스트  모더니즘 사조를 문학이 가장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엽적이고 개인 실존 문제만을 파헤치는 소품 문학만을 여기저기서 게워내고 있는 시점 (문학 동네)에서 보편적이고 범국가적 인 담론을 다루는 리얼리즘 문학의 부재를 아쉬워했던 개인적 취향을 반영했을 때, 계간 ASIA의 출현이 누구보다 반갑다.

‘정복자의 욕망이 아닌 정복당한 자의 꿈, 지배자들의 논리가 아니라 지배를 견뎌낸 자들의 지혜와 상상력’ 을 가진 아시아가 뿜어낼 수 있는 스펙트럼은 깊고 다양하다. 문학은 결핍된 자들이 욕망을 실현하는 숲이다. 주로 다루어진 동남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은 혁혁한 빛을 내뿜는 일제 강점기 혹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 이었던 70~80년대 한국 문학과 닮아있다. 교과서에나 실릴 법한 과거, 문학적 역사 교육 수단에 불과한 한국 문학과는 달리, 계간 ‘ASIA"의 작품들은 현재를 향해 있기 때문에 더욱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인도네시아 작가 프라무디아(이하 프람)와 고 영훈 교수의 대담부터 프람의 단편 ‘이늠’, 오수연의 ‘문’, 작가의 눈 섹션에 있는 알리 제인의 ‘나를 너무 밀지 마’ 까지 분노와 상처를 가진 아시안, 아시안 문학가의 성토는 날카로운 칼날을 숨긴 무딘 칼등과도 같았다. 네덜란드로부터 무려 350년간 통치를 받은 인도네시아와 그 어떤 민족보다 고통스러운 수난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상처가 ‘ASIA' 창간호의 주 객(客) 이었는데, 특히 프람의 단편 ‘이늠’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장이 채 안 되는 짧막한 소설 속에서 대하 소설 급의 삶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회문화 보고서로도 손색이 없는 인도네시안의 가치관과 생활상이 8살 소녀 이늠의 결혼과 이혼 과정 속에 나타나있다. 묵의 어머니와 이늠의 어머니, 이늠으로 나타나는 여성의 삶과 인권 유린을 따뜻한 눈으로 안타깝게 바라보는 프람의 시선은 인도네시아만의 문제를 넘어 범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기 충분하다. 최근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 공 지영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를 작가 스스로 ‘토마스 만’의 말 - 어떤 작가가 당대에 각광받는 것은 작가의 은밀한 운명이 시대의 운명과 맞닿아 있기 때문 - 을 인용하여 “내가 겪은 개인적 상처들이 시대와 맞닿은 부분이 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반면 프람은 문학 작품의 현실 반영에 대해 현실을 상위에 두고 문학은 현실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내는 하위 매체로 규정지었다. 개인적으로 문학이 작가의 개인적 경험의 승화를 담고 있고 그것이 시대적 상황과 맞닿아 있을 때 보다는, 시대가 가진 고민을 담으려는 시도가 먼저 있을 때, 더욱 폭넓고 포괄적인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스트 모던한 소설도 구색 맞게 갖추어져 있었다. 몽골의 젊은 작가 L.울찌툭스 의 ‘수족관’은 시종일관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카프카의 ‘변신’ 못지않은 담론을 상기시키는 힘을 가졌으나 최근 한국 문단의 신선한 피로 평가받는 김 애란처럼 경쾌하고, 기발하고, 쿨(cool) 했다. 몽골의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의 삶과 고민이  ‘몽골 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작가 혹은 소설 속 인물과의 동질성을 찾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하재영의 ‘달팽이들’은 첫 발표작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았다. 방 민호 교수의 평론처럼 ‘단자 화된 한국 사회의 젊은이들이 직면한 삶과 의식세계를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이 소설이 가진 메리트는 그러한 문제들을 가장 먼저 발설한 데에 그쳤다는 생각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에게 이 소설은 단지 일반적이고도 개인적인 경험을 객관화 시켜 보여준 글일 뿐이다. 허구 세계라는 신비감이 전혀 없이 지나치게 현실적 공감을 유발하는 글은 nonfiction report에 불과하다. 소설이 모든 독자와 세대를 아우를 수는 없으나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굴할 권리가 있는 구세대는 ‘새로움과 낯섬의 경계’를 조금 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계간 ASIA 의 작품 성격과 구성은 기존의 계간지보다 참신했다. 프람과 바오 닌, 오수연의 예리한 시선은 책임감 있다. 특히 바오 닌의 ‘물결의 비밀’은 단 한 장 반 에 불과한 짧은 소설 속에 수그러들지 않는 생의 아픔을 충분히 담은 절실한 소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작품이었다. 시의 경우, 작가 k.칠라자브의 작품 ‘사랑하는 아버지’ 와 ‘레퀴엠’ 에 나타난 서정적인 정취가 ‘이국적’ 소재들과 어우러져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동양적인 정서를 잘 표현 해냈다고 생각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날카로운 비판을 숨기지 않은 옌리의 시 ‘말릴 수 없구나.’ 와 ‘복잡하게 어리석게 구는 자여, 어리석은 인간이여’도 녹록치 않았다. 다만 번역시가 가진 한계가 늘 그렇듯 시의 언어가 가진 고유의 운율과 리듬이 잘 살지 못한 듯 하다.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는 감각적인 북 디자인과 책갈피 역할을 하는 보조 표지의 아이디어가 새로웠다. 다만 글자 크기가 다소 작아서 눈이 피로한 불편함이 있었다. 영역(英譯)의 경우 소설보다는 시에서 더욱 효용 가치가 컸는데, 개인적으로, 출간 횟수가 더해지고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 영역과 해당국가 언어 판을 따로 출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쪼록,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범 아시아적인 젊고 신선한 문학을 수유 받을 기쁨을 허락해준 계간 ‘ASIA’ 의 숲이 더욱 푸르고 무성해지기를 기원한다.
  
  계간 『ASIA』를 읽고  최지연 06·06·28 2068
  새로운 현실 인식과 지표  손수지 06·06·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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