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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유정아] 우울에 이르고 나오는 경로 [국민일보 2009.12.08]
 ASIA    | 2009·12·11 10:25 | HIT : 4,080 | VOTE : 1,054 |
국민일보 기사 원문 보기(클릭)






사람이 개인적인 심사로 우울에 이르는 경로는 다양하다. 나 자신은 진정으로 사는데 멀리 있는 타인들은 얼토당토않은 범주의 삶으로 간주할 때, 나는 소통의 진심과 성찰에 대해 말하는데 스킬과 테크닉에 대해서만 물을 때, 나의 진정이 변해가는 것을 느낄 때, 그리하여 나의 진정에 회의하게 될 때 무척 우울해진다.

우울은 강의를 하거나 방송을 하거나 사회를 볼 때는 드러나지 않는다. 책임이 있으니까. 방에서 혼자 생각에 잠기거나 운전할 때 우울은 바닥을 찍는다. 늪으로 빠진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 늪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것은 우울에서 나오는 방법 중 최고다. 어느 책 어느 구절에서든 세상과 사람에 대한 분노나 우울을 가라앉혀 줄 부분을 만난다.

책을 읽으며 위안받는 부분은 다음의 두 가지다. 내 어려움은 되도 아니게 어느 누구나 힘든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 신산한 삶들을 멋진 시선과 구성으로 그려내는 작가도 우리 다 자랑스러운 인간이라는 것. 상처로 찢긴 인간의 깃발을 인간의 이름으로 다시 자랑스럽게 휘날려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랄까.

최근 읽은 로힌턴 미스트리의 ‘적절한 균형(A FINE BALANCE)’ 역시 마찬가지의 책이었다.
인도의 해방 이후 1970년대 인디라 간디가 통치했던 최고의 혼란기 국민들 삶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불가촉천민을 벗어나 재봉 일을 하는 재봉사들, 대학생, 미망인 등 다양한 성별·계급의 삶을 통해 국가의 폭력과 카스트의 폭력, 가족의 폭력까지를 고발한다. 등장인물들은 더 이상이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인간의 잔인함과 비열함에 각기 다른 ‘적절한’ 균형으로 반응한다. 누구 하나 성공하고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살다 갈 뿐임을 보여주는 소설의 끝에서 우리는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세상에서도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그 이어가는 삶의 숭고함과, 함께 살아가는 자들 간의 연대감을.

작가 미스트리는 뭄바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해온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도의 후손인 소수 파르시족 작가다. 미스트리의 조상들이 뭄바이 인근에 처음 배를 댔을 때 그 지역의 왕은 크게 놀라 우유가 가득 든 그릇을 그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우리만으로 살기에 이 땅은 꽉 찼으니 이방인은 살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조로아스터교도들의 지도자는 그 우유에 설탕을 타서 보냈다. 왕은 전혀 넘치지 않으면서 달콤해진 우유를 받아들고 웃었다고 한다.


넘치지 않되 함께 달콤해질 수 있는 삶. 그것이 진정한 연대의 삶일 것이며, 설탕 탄 우유그릇은 내가 최근에 들은 가장 아름다운 소통의 모습이다. 자, 이 우울을 그러한 함께하기와 소통으로 털어내자. 스스로 자랑스러워 보자. 사람이 우울에서 나오는 경로도 다양할지니.

유정아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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