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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과 함께 읽는 문예 계간지계간 '아시아' 통권 제16호가 발행됐다.
2010년 봄호 특집은 몽골문학을 다루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몽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문학을 산발적으로 소개하는 책이 출간되긴했지만, 계간 '아시아'처럼 지속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문학을 조명하는 계간지는 드물었다.
이번 특집호에는 현재 몽골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인, 소설가들의 작품을 실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의 나라'라는 별명답게 젊은 시인들은 몽골의 전통적인 운율을 따른 작품에서부터 현대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젊은 시인 L. 울찌툭스는 시뿐만 아니라 단편소설로도 계간 '아시아'를 통해 이미 소개된 인물이다. 작가들의 장르 넘나들기는 몽골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봄호에 수록된 단편소설 '물고기처럼'과 '인터넷 애인' 두 편은 분량은 짧지만 이야기는 강렬하다.
불안하고도 권태로운 일상에서 도피하고자 '물고기 모드'로 돌입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물고기처럼'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미국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고국을 떠날 결심까지 하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실체를 알고 나서 망연자실해 하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인터넷 애인'은 몽골 젊은 작가들의 간단명료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입담'을 맛보게 한다.
주인공이 살아가는 현실을 비꼬는 등, 두 편의 단편 모두 블랙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특징이 있다.
'몽골' 하면 광활한 초원이나 끝없는 사막을 상상할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몽골의 '현대'는 사뭇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의 몽골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매연으로 인한 심각한 공기오염이 공존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임이 분명하다.
이번 호 특집은 몽골구비문학 전문가 D. 체렌소드놈이 알기 쉽게 풀어 쓴 '몽골구비문학에 대하여'와 오해와 진실 사이에서 극과 극으로 평가 받는 칭기즈칸에 대한 N. 나가안보의 '칭기즈칸에 관한 진실 혹은 오해', 신화 전문가 S. 돌람의 '주몽(朱蒙)신화', '알란고아신화 비교연구'등으로 꾸며졌다.
또한 각각 자국 언어의 가장 노련한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시인 K. 칠라자브와 이영진이 대담을 통해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는 시인들 간의 교류와 우정에 관해 들려주고, 도시화의 전 지구적 현상을 심도 있게 진단했다.
특집 외에도 감동과 슬픔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고은 시인의 신작 시 '그래도 다시 태어나야 한다' 외 1편과 소설가 이대환의 신작소설 '목각인형', 우 윈 페의 '깨끗하고 맑은 물', 비엔베니도 룸베라가 쓴 논문 '민족으로서의 에르미따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와 함께 역사 읽기'등을 실어 아시아 문학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진용숙기자 ysjin@kyongbu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