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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발간… 원고지 4000매 분량 실어
'등단'의 의미는 무엇일까. '모더니즘'은 남ㆍ북에서 어떻게 다르게 쓰일까.
남북과 해외를 아우르면서 문학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를 집대성한 <100년의 문학용어사전>이 출간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3년 간의 작업 끝에 펴낸 이 사전은 근대문학사 100년을 포괄하는 문학용어 705개를 실었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씨,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을 고문으로 하는 편찬위원회가 10여 차례의 심포지엄, 여론조사 등을 거쳐 200자 원고지 4,000매 분량의 원고를 완성했다.
이 사전의 가장 큰 특징은 학술연구자보다는 문단에서 활동하는 문학가, 문학입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용적인 사전이라는 점과 출판용어까지 수용했다는 점. 가령 기존의 문학용어 사전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등단' '신춘문예' '인세' '고료' '매절' '문예지' '동인' 등등의 용어가 표제어로 등재돼 있다.
서양에서 나온 용어이지만 한국문학에 수용되면서 개념상의 혼란이 빚어진 용어들의 용례를 명확히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서양의 '이야기시'와 우리의 '담시'는 같은 개념인지, 서구번안어로서의 '순문학'과 1960, 70년대 참여문학 논쟁 과정에 나온 '순수문학'의 개념은 어떻게 다른지를 해설하고 있다.
북한에서 쓰이는 용어를 대거 수용한 점도 눈에 띈다. '벽소설'(콩트), '말다듬기 사업'(북한에서 실시한 우리말 다듬기 사업) 등을 표제어로 올렸을 뿐 아니라 남한의 민중문학 계열에서 80년대에 시도됐던 '공동창작'과 그 의미가 비슷하지만 뉘앙스는 다른 '집체창작' 등의 용어도 그 차이를 구별해 설명했다.
시대상을 반영한 용어도 받아들여 '웹 2.0' '칙릿' '팬픽' 등의 낱말도 실려있다. 딱딱한 사전식 해설이 아니라 독서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도록 1,000여명이 넘는 국내외 작가와 작품들을 인용하고 있으며 쉬운 문장을 사용한 것도 장점이다.
책임편찬위원인 소설가 김형수씨는 "남북한, 해외를 포괄하는 한국어권 근대문학 100년사에서 의문 나는 점을 모두 수용하려고 노력했다"며 "공연, 시각예술 등 다른 예술 장르의 용어사전을 만드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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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