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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달라도 문학의 언어는 공통[국민일보2008.06.03]
 Asia  | 2008·06·09 09:34 | HIT : 4,906 | VOTE : 1,298 |
[문화산책―윤지관]성장과 성숙 사이  

지난 주 포항을 다녀왔다. 계간 '아시아'가 포스코청암재단과 함께 주최한 아시아문학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하노이에서 만난 뒤 오랜만에 재회한 베트남 소설가 바오닌도 있었고, 인도네시아의 저항시인 렌드라를 비롯한 만나고 싶던 얼굴들도 있었다.

짧은 일정이어서 스물다섯 명에 이르는 아시아 작가들과 다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국적은 달라도 문학의 언어는 공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포항 방문이 필자에게 차지하는 의미는 좀더 개인적인 것이다. 어린 시절 감격에 가득 차서 난생 처음 본 그 바다와의 해후였다.

포항 앞바다는 눈부신 모래사장과 찬란한 햇빛, 파도를 향해 달려가던 영상으로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수십년 만의 해후라는 설렘과 함께 마주한 바다에는 제철소가 우뚝 서 있었다. 밤이 되어 해변에서 작가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영일만 건너편에서 밤하늘을 밝히고 있는 구조물들을 곁눈질로 바라보곤 했다.

우연찮게도 필자가 진행을 맡은 분과의 주제는 '성장에서 성숙으로'였다.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지는 산업화의 영향과 이 시대 작가들의 대응을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포스코가 작년 완공해 포항공대에 기증한 최신 건물에서 이런 토론을 벌이는 것이 상징적인 만큼이나 자연의 아이로 자라던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생생한 이 도시에서 성장과 성숙을 말하게 된 감회도 남달랐다.

성장과 성숙이 별개의 것은 아니지만, 성장이 생물학적인 것이라면 성숙은 정신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에는 성숙이 따르게 마련이어서 대부분의 성장소설은 한 젊은이가 어떻게 경험을 통해 세상과 화해하고 성숙해지는가를 그려낸다.

그렇지만 성장과 성숙이 반드시 동행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하며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낙오하는 경우도 있고, 자아를 상실한 채 세상의 속물이 될 수도 있고, 타락한 세상에 맞서다 몰락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빛나던 백사장이 우람한 제철소로 변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고 우리는 과연 성숙한가를 묻는 그런 시간, 그것이 포항에서의 사흘이었다.

인도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터키 중국 등에서 온 아시아 작가들에게도 그러했다. 개발이 경제적인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어떻게 삶의 근거를 흔들었고, 유입된 돈 때문에 정이 흐르던 마을이 어떻게 무너져갔는지를 증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사라져간 공동체와 문화, 그리고 훼손된 자연에 대한 향수가 절절하게 묻어난 그런 발언도 있었다.

이 증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우리 자신을 심문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내 사로잡혔다. 우리 사회는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과연 문화적으로 '성숙'했는가? 토론에서 한 한국 시인이 한국을 모델로 삼지 말라면서 그 발전이 민주주의를 희생하고 이룩된 것이라고 했고 여기에 일면의 진실이 있어도 필자는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간의 힘든 싸움이 나름의 '성숙'을 우리 사회에 가져다주었다고, 그로 인해 길러진 시민의식이 바로 지금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겠다는 촛불의 행진을 끌어낸 것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기억 속의 백사장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백사장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덕성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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