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수연씨가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모함마드와 함께 엮은 산문집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2003년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이라크 파견 작가였던 오씨가 현지에서 만난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시인 자카리아 모함마드와 공동 기획한 것으로, 팔레스타인 작가 9명의 고난과 희망을 담은 글들이 실렸다.
자카리아 모함마드는 '귀환'이라는 글에 오랜 외국생활 끝에 팔레스타인에 돌아온 감회와 귀환자로서의 혼란을 적었다.
"2천 년이나 여기 없었으면서도 돌아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주 기쁘고 행복한 모습으로 온다. 기억이 없으므로, 그들은 거리낄 것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뿌리째 뽑히는 나무를 봐도 화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릴 적에 그 밑에서 자곤 했던 나무가 보이지 않으면 슬프고 맥이 빠진다. 나의 귀환은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가 아다니아 쉬불리는 '먼지'에서 어디를 가나 중무장한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고 불시 검문을 받아야 하는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그렸다.
"친구 집을 나설 때마다 내가 왜 왔는지 스스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친구들을 방문하는 일은 일종의 의무이자, 어느 정도는 검문소에 대한 도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제 검문소들이 내 안에 세워져 있는데, 내가 다른 어떤 것에 도전한단 말인가?"
글을 번역한 작가 오씨는 "아랍인 전체를 테러리스트라고 매도하는 것은 편파적이고 오만한 가해자의 시각"이라며 "아랍을 이해하기 위해 아랍문제의 핵심인 팔레스타인 문제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당사자들의 육성을 통해 문제에 접근했다"고 적었다.
오씨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자는 취지로 양측 작가와 예술가들의 모임인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를 이끌고 있다.
아시아. 276쪽. 9천800원.
김정선 기자
jsk@yna.co.kr
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