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대표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 별세
(예루살렘=연합뉴스) 성일광 통신원 = 팔레스타인의 저항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가 9일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6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를 비롯한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아온 다르위시는 토요일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생을 마감했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무드 압바스의 대변인 나빌 아부 르데나가 밝혔다.
다르위시는 팔레스타인 최고의 시인이며 지성인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시는 2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 또 레닌 평화상(1983)외에도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르위시 초기 시전집 '날개 없는 새'는 1960년대에 출간됐고, 특히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점령하에서 매일 신분증 제시를 강요받는 상황을 표현한 '아이덴티티 카드'가 주목을 끌었다.
다르위시는 총 21권의 시 전집을 출간했고 최근 2008년에는 '더 임프레션 오브 버터플라이스'라는 시 전집을 출간하는 등 정력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941년 이스라엘 북쪽 갈릴리호수 근처 마을 알-비르와에서 태어났고 청년 시절 이스라엘 공산당에 가입하면서 시를 짓고 좌파신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문학적 창작활동 외에도 정치적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1988년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의 팔레스타인 독립 선언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1970년 이스라엘을 떠나 소련에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에 가입했으나 아라파트 의장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에 합의하자 이에 대한 항의로 1993년 이를 탈퇴했다.
지난해 가자 지구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온건파 파타간의 내전에 대해 팔레스타인 대중이 거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에 빗대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2000년 요시 싸리드 당시 교육부 장관이 다르위시의 시를 이스라엘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에후드 바라크 총리의 반대로 무산됐다.
팔레스타인 지식인 하난 아쉬라위는 "다르위시는 저항시인으로 출발해 양심의 시인으로 진화했고 문학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족을 구체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아쉬라위는 또 "다르위시는 팔레스타인의 우상으로 추앙받으면서 인간미를 잃지 않는 성숙함도 보였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팔레스타인 존재의 근간을 잃었다"며 아쉬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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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