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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작가의 인생 [경북매일 2011.10.14]
 ASIA    | 2011·10·14 14:32 | HIT : 4,305 | VOTE : 1,124 |
http://www.kyongbuk.co.kr/main/news/news_content.php?id=556801&news_area=101&news_divide=10102&news_local=&effect=4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드라마 작가의 삶, 그들의 인생에는 각본이 없다."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오늘도 수서에서 여의도까지 새벽 버스를 타고 달려야 했다. 울고 보채는 아이는 동생에게 맡기고 왔다. 다행히 대본 연습 시간에 맞춰 늦지 않게 도착했다. 원고를 읽어 보던 PD는 그녀에게 다시 수정을 요구했다. 이미 수도 없이 고친 원고였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최선이라면, 다시 고치리라. 이는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쑥부쟁이'를 쓴 김정수 작가의 이야기다.

"한 편의 드라마가 탄생하기까지 드라마 작가에게는 시청자가 흘리는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이 필요하다."

'서울의 달'을 집필하면서 김운경은 극중에서 제비로 등장할 인물을 찾기 위해 영등포로 갔다.

사교댄스계의 종결자로 꼽히는 일명 '대머리 박' 선생을 찾아가 입문을 간청했다. 삼고초려 끝에 그는 마침내 '대머리 박'의 제자가 되어 사교댄스를 배우고, 카바레 세계를 알아 갔다. 당대 최고의 유행어가 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턴닝"은 책상머리에서 얻어질 수 있는 대사가 아니었다.

' … 거지들의 세계를 다룬 '형'을 집필할 때는 거지들의 소굴 한복판으로 기어들어 갔다.

작품에 등장하는 전후의 거지들은 음성의 꽃동네에서 은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김운경은 걸신(乞神)이라는 것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거지는 그냥 가난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거지 귀신이 들려야 한다. 잘 차려진 깔끔한 음식보다 얻어먹는 더러운 음식이 훨씬 더 맛있는 사람이 진짜 거지다.'

김재영 소설가, 김종광 소설가, 박영란 소설가, 서성란 소설가 등 한국 문단을 이끄는 소설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올 댓 드라마티스트'는 드라마 작가들의 삶을 생동감 있게 그려 내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 작가의 직업적 특성과 드라마가 지닌 의미에 대해서 성실히 조명했다. 그리고 모든 필진은 드라마 작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한국 드라마가 세계에서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느꼈다고 한다.

이들이 드라마 작가들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고 취재하면서 느낀 삶에대한 어떤 긴장감은 취재 기간 내내 필진들을 따라다녔다. 독자들도 글을 통해 그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 작가가 끝까지 붙들고 매달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인간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풍조나 시류를 신경 쓰지 마라. 좋은 대본이면 된다. 엉성하게 작업하지 마라. 드라마는 세공(細工)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드라마 작가들에 관한 책이다. 그들은 늘 성공한 드라마의 뒤편에 묵묵히 서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인생을 통해 드라마를 썼다. 그들이 만난 사람이 드라마 속 인물이 되고, 경험한 바가 사건이 되고, 아껴 둔 소중한 것들이 소재가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는 토씨 하나도, 대사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기사 출처 : 진용숙기자 ysjin@kyongbuk.co.kr 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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